니콜라스 케이지는 초기 출연작부터 프란시스 코폴라의 <럼블 피쉬(1983)>나 앨런 파커의 <버디(1984)> 등의 거장 감독들의 작품들에 출연하면서 드라마와 코미디 장르에서 나름의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배우였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은 직후부터는 <더록(1996)>, <콘 에어(1997)>, <페이스 오프(1997)>등의 블록버스터에 출연하고 대히트 시킴으로써 90년대 중반 가장 화려한 필모그래피와 함께 수퍼스타의 반열에 들어섰었다.
글로벌 액션 스타로 발돋움한 후 세간의 주목을 받던 시기에 <식스티 세컨즈(2000)>이전까지는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아닌 작품들을 여러 개 출연했었는데, 브라이언 드팔마와 마틴 스콜세지 등의 거장 감독들의 작품에 출연을 하기도 했지만, 그 결과물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 시기에 <8미리(1999)>라는 작품도 있었다.
조엘 슈마허 감독의 이 작품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는데, 스너프 필름과 관련된 영화였다. 납치한 소녀를 실제로 고문하고 살해하는 과정을 담은 스너프 포르노 필름이 발견되고 사립탐정인 주인공이 그것들이 주문받아 제작되고 유통되는 과정을 찾아내 범인을 밝혀내는 스릴러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장 마지막에 노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만(송강호)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있을지 모르는 범인을 바라보듯 관객 쪽을 응시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의 메시지 전달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8미리>에서 소녀를 고문하며 스너프 필름을 만들던 범인이 어둡고 암울한 영화 내내 느껴지던 분위기로 유추되는 악마성과는 달리 너무나도 순해보이고 평범한 얼굴의 모습을 갖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이것은 누가 봐도 악마성을 느낄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당신 주변에도 있을 법한 사람이고 또는 어쩌면 그게 당신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였다.
온라인으로 익명성을 갖고 비밀스럽게 사람들이 연결이 되는 시대로 인해, 개개인의 은밀한 악의가 손쉽게 모여지고 조직화 될 수 있다. 이 집단 속에서 도덕성의 파괴는 보편화되고 죄책감으로부터 무디어짐과 안도감으로 인한 큰 문제의 사례가 점점 더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비단 이 N번방 사건처럼 규모가 큰 사건뿐만이 아니라, 얼마 전에 고학력의 대학생들이 이성 동기들을 성적 대상화하며 집단적으로 성희롱하던 단톡방들이 밝혀져서 이슈가 된 것이 몇 건 있었다.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뜻이며, 이런 현상은 개인적인 영역이 집단화되어 부도덕함이 보편성을 점점 더 확대해 나간다는 문제가 있다. 부도덕함에 무디어지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한계점은 계속해서 도전을 받을 것이고, 심각성은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
특히 10~20대들은 사회화를 학습하는 시기부터 혹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행동영역에서 부모와 사회의 교육과 관리의 범위를 손쉽게 넘나들 수 있는 온라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들에게는 보편적인 도덕적 가치관조차 이미 일베 등에서 패륜행위를 공공연히 드러내거나 경쟁까지 할 정도로 위협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모두가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고 더 심각한 자세로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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