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딥포커스의 관점

오징어게임 2 (Squid Game: Season 2, 2024)를 보고.

DeepFocus 2025. 1. 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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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와 3을 한 번에 제작해서 촬영을 끝냈다는 얘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황동혁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정확히는 처음부터 그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고 시즌2로 제작한 것을 잘라서 시즌2와 3으로 쪼개어 공개하는 것이다.
그 결과가 방영 초기에 여러 매체에서 언급되었거나 우리가 느끼고 알고 있는 몇 가지 단점이 되어 나타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즌 2의 처음 몇 개 에피소드를 볼 때는 실망감이 꽤 컸다.
무엇보다도 시즌 1과 비교했을 때 이야기의 밀도가 너무 낮게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시즌 2는 7개의 에피소드로, 9개였던 시즌 1과 비교했을 때 숫자가 적은 데도 그랬다.

시즌1에서 첫 번째 게임,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가 등장한 건 1화 였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첫 번째 게임이 등장한 것은 3화다.
게다가 그 첫 번째 게임도 우리가 이미 접해 본 게임이었다.
새로이 게임에 참가한 작품 속 캐릭터들에게 상황을 이해시키는 과정 또한, 그 과정을 이미 겪은 시청자에겐 지루한 방식이었다.

그 3화 이전까지는, 신선한 관점인 마스크 병정으로 참가하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에도 잠시 할애하긴 하지만, 섬의 위치를 찾는 수색조에 대한 빌드업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수색조에 대한 이야기는 7화가 끝날 때 까지 거의 진척되지 않고 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이것은 시즌 1에서 혼자 침투한 황준호가 시스템의 비밀을 밝혀내는 역할을 하며 또 다른 이야기의 큰 한 축을 담당하던 것과는 많이 대조가 된다.
그래서 이 그룹의 이야기가 등장할 때 마다, 긴장감은 오히려 더 늘어지고 이야기 진행에도 기여를 하지 못하여 재미가 없어지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그런데,
역시 새로운 게임이 처음 등장하는 4화 부터는 얘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1이 그랬던 것 처럼, 몰입하여 도무지 시청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고, 게임은 흥미진진했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란 또한 전혀 기대하지 못한 굉장히 흥미로운 전개이기도 했다. (총기 전투 액션씬에 대한 디테일에 약간의 아쉬움까지 언급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이 시즌 2에서 메인 이벤트라 할 수 있는 총 여섯 단계의 게임 중 세 개만 진행이 되었는데 새로운 게임은 단 두 가지만 등장했을 뿐이며, 큰 변주가 있긴 했어도 한 시즌의 마무리라고 하기에는 개운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엔딩을 접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즌 2에 대한 호불호는 초반 3화 정도까지의 실망감 형성과 4화 이후부터 구축한 흥미로운 부분이 각각 반영된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처음에 언급했던 것 처럼, 시즌 2를 둘로 나눔으로서 나온 결과물로 보인다.

애초 의도대로 2와 3시즌 전체를 한 개의 시즌으로 본다면,
7개의 에피소드는 5~6개로 줄여 편집하거나, 또는 전체 회차 분량의 이야기에 초반의 듬성한 밀도감은 희석되었을것 같고, 수색조 이야기도 의미없이 겉돌다 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며, 새로운 게임들의 진행 속에서 더욱 긴장감이 채워진 하나의 시즌이었을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시즌 2를 독립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시즌3까지 전체가 공개 되었다고 가정을 하고, 지금까지 절반만 본 시점이라고 상상을 하고서 중간 평가를 한다면,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활약하고 있고, 이야기가 한참 점점 더 흥미롭게 진행되어 더욱 풍성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도 제시하고 있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평가로서, 매우 성공적이고 훌륭한 시즌이 되어가고 있다 생각한다.

 
 
"한 판 더! 한 판 더!" 
-오징어게임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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